진중권·민주당 SNS 설전… 이준석 "진중권, 하다하다 '보수논객'"

ISSUE / 강은석 기자 / 2021-12-29 11:24:16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내 김혜경씨 낙상사고 당시 모습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더불어민주당 측은 SNS 논쟁을 벌였다.


또한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진 전 교수를 인용한 보도와 관련해 주의 조치를 내리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진 전 교수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맹비난했다.


앞서 김병기 민주당 선거대책본부 현안대응 TF 단장은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위급한 상황이 되면 그 사람의 그릇이 나온다고 그러지 않나"라며 전날 공개된 이재명 대선후보의 119 신고 통화 내용을 두고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사실 역설적으로 지도자다운 단면이 보인다"며 이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에 진 전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단장이 이 후보를 칭찬한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면서 “이런 허튼짓 해봐야 역효과만 난다고 내가 그렇게 조언을 했건만”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여러분이 그렇게 얘기할 게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어야지. 자기들이 바라는 효과를 자기들 입으로 얘기하니 다 인위적인 조작처럼 느껴지는 것”이라며 “개그맨은 남을 웃기지 자기가 웃지 않는다. 선전을 북조선식 지도자 찬양으로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그날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피곤한 모습으로 일정 소화하다가 기자들이 ‘오늘 피곤해 보인다’고 물으면 그때 ‘어젯밤 아내가 실신하는 바람에 밤새 곁을 지켜줘야 했다’고 대답했으면 좋은 반응을 얻었을 것”이라며 “부인도 이 일이 잊힐 때쯤 인터뷰나 그 밖의 기회를 통해 ‘그때 남편이 지켜줘서 고마웠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인위적으로 연출된 전화 통화를 통해 자기 입으로 ‘뭉클’ 운운하니 듣는 사람들은 황당하고 민망한 것"이라며 "오버액션을 하면 역효과가 나는 것”이라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대한민국의 평균적 남편은 그런 상황에서 팔자 좋게 과거 회상하며 우리 아내 고생했다고 눈물 흘리지 않는다. 혹시 큰일은 아닐까 걱정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평균 직장인들은 바로 잘리기 때문에 아내가 몇 바늘 꿰매는 사고를 당했다고 하루 쉬지 않는다. ‘사원이기 전에 남편’이라고 폼 잡을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버액션을 하니 ‘혹시 뭔가 하루종일 빌어야 할 일을 한 게 아닌가’하는 불필요한 억측만 낳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직장생활은 제대로 해봤는지" 진중권 "너희들 때문에 관뒀다"



이에 전용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가 아내를 간병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며 “급한 사정이 생기면 연차를 쓰고 양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평균적인’ 직장 문화이자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족이 사고를 당해 하루 쉬었다고 직장을 잘린다는 진 전 교수의 주장은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직장생활은 제대로 해봤는지 모르겠다”면서 “입을 열면 열수록 부끄러운 사람이 되기로 한 모양이다. 가짜 주장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직격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직장생활하다가 너희들 때문에 관뒀다”며 “너희들이야말로 직장생활 해봤느냐”고 반발했다.


진 전 교수는 “운동 팔아 의원 된 주제에… 홍세화 선생 말대로 땀 흘려 돈을 벌어봤어야지. 애정을 가지고 충고를 해주면 새겨들을 줄 알아야지 홍보는 구리고, 대응은 후지고. 이제라도 바꾸라니까 말귀를 못 알아들어"라고도 했다.



선관위, 진중권 인용 보도 주의조치



앞서 진 전 교수는 전날에도 “이재명 캠프는 강조하고 싶은 후보의 이미지를 평소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때그때 정치적 필요에 맞춰 억지로 연출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다 보니 이미지 조작으로 후보의 본모습을 감추려 한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평가한 바 있다.


16일 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난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발언이나 글을 인용 보도한 11개 언론사에 대해 ‘주의’ 또는 ‘공정보도 협조요청’ 등의 조치를 했다.


심의위원회는 “특정 논객의 SNS 글을 그대로 인용했다”면서 “신청인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을 여과 없이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대해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의위원회가 조치한 11개 언론사의 보도 가운데 대부분은 이 후보 측이 이의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의위원회는 자체심의를 통해 ‘외로운 이재명, 지지율의 비밀, 대장동 미스터리’ 보도에 대해서도 공정보도 협조요청 조치를 했다.



이준석 "진중권, 하다하다 '보수논객'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관위에 제출된 이의신청 서류에서 진 전 교수가 '보수논객'이 됐다며 이 후보를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의신청 서류 제시하면서 "최근 이재명 후보가 선관위 인터넷 선거보도 심의위원회에 몇 몇 언론사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며 "청구서를 보면 '보수논객 진중권'씨의 말을 인용해서 기사를 쓰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신랄한 비판을 하는 진중권이라는, 최근 스마트폰을 마련해서 카톡도 사용한 약간 삐딱한 골방미학자에 대해서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고 이의신청도 본인의 권리이겠지만 아무 근거도 없이 '보수논객'으로 적시한 것은 좀 웃기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진 교수는 보수 이념에 근거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비판한 것이 아니라 그냥 건전한 상식에 근거해서 비판하고 있다"며 "하다하다 이제 '보수논객'이 된 진중권 교수에게 다들 위로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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