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플레이션 가운데 일본만 디스플레이션
윤승조 기자
sng1016@atdaily.co.kr | 2021-10-25 14:43:11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하지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물가가 오르지 않아 '디스플레이션'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40년만의 격차로 벌어졌다. 물가의 안정은 바람직 하지만, 기업이 비용을 절약해 엔화 약세와 자원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 견디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일본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종합) 상승율은 0.2%에 그쳤다. 미국은 5개월 연속 5%대를 기록했다. 미일의 인플레이션율은 1981년 수준이다. 유럽도 CPI가 3%대까지 상승하며 일본과의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연방준비이사회(FRB)는 11월 회의에서 양적 완화 축소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영국의 금리 인상 관측이 부상되고 있다.
뉴욕 시장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원유 선물은 7년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철광석과 목재 등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일본의 수입물가지수는 9월 31.3%나 상승했다.
일본 다이와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자원상승시 원유 가격이 30% 상승하면 핵심 CPI(신선 식품을 제외한 CPI종합)을 0.46%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TI가 연초부터 70% 가량 상승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CPI를 1% 정도 끌어올려야 정상이다. 또한 경제산업연구소는 엔화 약세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측한다. 1%의 엔화 약세가 핵심 CPI가 0.02% 상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유가와 엔화 약세가 소비자 물가에 두배가량 상승 압력을 줄 것이란 것.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미국이나 유럽 같이 높아지지 앟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일본 인플레이션율 예측치는 2022년 0.5%, 2023년 0.7% 가량으로, 2%의 물가 상승률 목표를 내건 일본은행 또한 일본의 인플레이션 예측치를 2022년 0.9%, 2023년 1.0%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2023년 이후로도 2%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제로 금리 정책의 해제 준비에 들어갔다.
이같은 요인은 일본의 심각한 수요부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위기에서 경제 활동의 재개로 단번에 이어지면서 수요가 강해지고, 물가를 끌어올렸다. IMF가 분석하는 미국의 수요격차는 2020년에 잠재국내총생산(GDP) 대비 -3.3%로 대폭적인 수요부족에 바니 후 2021년 0.6%의 수요 초과로 돌아설 전망이다. 내년에는 3%대까지 전망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수요부족 상태에서도 기업이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을 스스로 부담하면서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수요 부족 해소가 지연된 것은 일본 경제의 '소비 붐'이 불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위기시의 소비 유보에서 '잉여저축'이 2.4조 달러(약 2700조 원)가량으로 그 중 18%가 경제 재개 후 1년에 단번에 소비됐다.
일본에서는 34조엔의 '잉여저축'이 되었지만, 소비에 도는 양은 1년에 3조엔 수준으로, 일본 생활에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노후 불안이 뿌리깊고, 수중의 돈을 소비하지 않고 저축하는 경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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