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확정에 홍준표 윤석열 대권싸움

강은석 기자

qhsh624@atdaily.co.kr | 2021-07-27 11:26:12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26일 오후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창원교도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21일 대법원이 징역 2년 형을 최종 선고한 이후 5일 만이다.


이날 김 전 지사는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송구하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상, 제가 져야 할 짐은 온전히 제가 지고 가겠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는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바뀔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외면당한 진실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험난한 길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고, 함께 비를 맞아준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며 "남은 가시밭길도 차근차근 헤쳐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재특검으로 진짜 책임자와 공범 책임 물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페이스북)


윤 전 총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 핵심참모가 문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조작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저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고, 그로인해 오래도록 탄압받았다"며 "모든 것을 잃으면서도 그 사건을 수사한 것은, 선거에서의 여론조작을 막는 것이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 댓글 사건을 '대선에서 패배한 문 대통령이 재기하여 결국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계기'였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문 대통령 자신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국정원 댓글사건보다 훨씬 대규모의, 캠프 차원 조직적 여론조작이 자행된 것이 최종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여론조작의 유일한 수혜자인 문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변명조차 못하면서 남의 일처럼 행동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마치 '우리가 힘센데 너희들이 뭘 어쩔테냐' '국민들에게 금세 잊혀질테니 버티겠다'는 식이다. 늘 그래왔듯이"라며 "이것이 '비서 김경수'가 책임질 일인가"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특검과 국민 심판으로 진짜 책임자와 공범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김경수 지사 등 말단 실행자들에 대한 단죄도 권력의 방해로 천신만고 끝에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라고 수사 확대를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그러면 '또 그럴 것'이기 때문"이라며 "여론조작 세력이 또 다시 5년, 10년을 집권해 민주주의 시늉조차 안 하며 지금보다 더 노골적으로 나라를 망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 규명과 책임자 단죄는 이제 시작"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여론조작의 뿌리를 뽑아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한가지 생각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재특검 운운 우습다… 은폐 당사자 지목됐던 尹의 거론 어불성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사진=페이스북)


반면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드루킹 재특검' 주장을 연거푸 비판하고 있다.


홍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드루킹 사건에 관해 "아무리 망각증이 심하다 해도 불과 3년 밖에 안 된 사건을 두고 여야가 갑론을박하는 것은 참 어이가 없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제가 드루킹 1심 판결 직후 김경수 윗선 수사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몸통을 밝혀야 한다고 정치권에 요구한 것이 불과 2년전 일"이라며 "그 좋던 투쟁의 시기를 놓치고 이제 와서 재특검 운운하는 건 우습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더구나 당시 사건의 은폐 당사자로 지목됐던 분까지 나서서 자기가 몸 담았던 문 정권의 정통성을 거론하는 것은 정말로 어불성설"이라며 "그건 당시 피해자였던 저나 안철수 후보가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어차피 지난 대선은 문재인 대선이었다. 촛불 광풍에 휩싸여 치러진 비정상적인 탄핵 대선이었다"며 "이제와서 뒤늦게 대선무효를 주장하면서 몸통 특검을 요구하지는 않겠다. 요구해 본들 관철될 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다만 정권 출범의 정통성이 훼손되고 문 대통령이 몸통으로 의혹의 중심이 된 이상 최소한의 조치로 문대통령께서는 대국민 사과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요구했다.



이준석, 윤석열 주장에 반대 "논리적 모순 생길 수 있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윤 전 총장의 특검 연장 주장에 대해 “논리적 모순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 대표는 2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윤 전 총장의) 주장은 특검을 특검 하라는 말이 되는 것”이라며 “약간 논리적인 모순이 생길 수 있다. 정치적 선언에 가까운 게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허익범 특검 자체가 특검이며 특검의 수사결과에 따라서 김경수 경남지사가 재판 받았다. 특검의 수사 범위에 대통령이나 지시 관계는 없었겠나? 당연히 밝혀내려고 했을 것이지만 그것을 못 밝혔기 때문에 김 지사가 기소되고 결과가 나온 것”이라 말했다.


이 대표는 “허익범 특검은 사실 굉장한 성과를 낸 것"이라며 "정권 초기 서슬이 퍼럴 때 정권에 굉장히 해가 될 수 있는 댓글 공모 조작에 대한 혐의를 밝혀내고 유죄판결까지 이끌어낸 잘한 특검”이라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대통령 연관설을 밝혀라 하는 건 이해하지만 제가 정당의 대표로서 특검을 특검해라 하는 순간, 바로 송영길 대표가 반격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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