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박근혜 사면 발언에 여·야 쓴소리

강은석 기자

qhsh624@atdaily.co.kr | 2021-01-14 16:53:57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옳다”고 밝혔다.


14일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 등 원심 선고를 수용해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 대표는 이날 “촛불 혁명의 위대한 정신을 가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적절한 시기에 사면을 건의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에 대해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고,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국민이 받은 상처와 대한민국의 치욕적인 역사에 공동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대법원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추징금 35억원도 확정했다.



정의당 "박근혜씨 사면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해"



정의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한때 최고의 권력자라도 법 앞에 평등할 때만이 국민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박근혜씨에 대한 사면을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한 차례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던 박근혜 씨는 오늘도 나오지 않았다"며 "과연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하고 있는지 강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사면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오로지 민심의 명령이 있을 때만 행사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낙연의 사면 발언



이 대표는 지난 1일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며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당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 4일 KBS 9시 뉴스를 통해서도 "저의 이익만, 유불리만 생각했다면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범죄를 용서할 수는 없지만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방법으로써 검토할만하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의견 수렴 없이 한 것은 아쉬운 일이나 의견 수렴이 어려운 사안”이라면서 “저에 대한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쓴소리 "형벌 가할 일 했다면 책임을 지는 것 당연"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사면 발언에 대해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와 반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 문제를 거론해서 진정성이 훼손됐고 본인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새해 벽두 사면 논란이 참 안타깝고 국민들, 당원들과의 소통이 없이 제기된 사면 복권이라 당황스럽다"면서도 "공수처가 곧 출범되면 세월호 진실이나 부정은닉 재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는데 사면 복권 주장은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선거라는 것은 지지층을 일단 결집하는 게 중요한데 집토끼가 달아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면 이야기는 안하기로 했다"면서 말을 아끼면서도 "형벌을 가할 나쁜 일을 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인터뷰를 통해 "본인들이 잘못한 바 없다고 하는데 용서해주면 ‘권력이 있으면 다 봐주는구나’ 할 수 있다. 예방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다른 면으로 절도범도 징역을 살게 하는데 그 사람들은 왜 살아야 하느냐.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고 응징의 효과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겁한 정치인의 전형"



새누리당이었던 국민의 힘도 이 대표의 사면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애초 본인의 지지세 하락에 승부수로 이용해보려다가 포기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전직 대통령들에게 공을 떠넘기는 것은 정말 비겁하고 잔인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발언 철회도 아니고, 조건부를 운운한 것은 비겁한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전했다.


장제원 의원은 “중차대한 사면 문제를 던졌다가 당내 반발에 다시 주워 담는 모습이 가관"이라며 "벌써 레임덕이 온 것이냐”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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